알랭 캐론 목사님의 『사도적 센터』는 단지 교회의 구조를 재설계하자는 제안이 아닙니다. 이 책은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사역적 위기를 뚫고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교회가 다시 하나님의 사명을 중심으로 정렬될 때, 지역과 세상에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모이는 교회에서 파송하는 교회로
『사도적 센터』가 한국 교회에 던지는 첫 번째 핵심 메시지는 바로 “교회는 모이는 장소가 아니라 보내는 중심 기지”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수십 년간 ‘성장 중심’과 ‘수적 부흥’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교회에 오고 정기적으로 출석하는지가 교회의 건강과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알랭 캐론 목사님은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사고방식 자체에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도전합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위해 세상으로 성도들을 파송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와 사도행전 초대교회를 기준으로 보면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국 교회 현실에서는 여전히 낯선 구조입니다. 오늘날 다수의 교회는 예배와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며, 사역은 소수 리더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평신도는 대부분 관람자처럼 참여하고 있으며, 사명자로서의 정체성을 실제로 삶에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짚습니다. 교회는 ‘잘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라, 하나님의 비전과 통치가 세상에 확장되는 사도적 센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랭 캐론 목사님은 이 주장을 단지 이론으로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캐나다 퀘벡에서 사역하면서 실제로 자신의 교회가 어떻게 전환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나누며, 현실 가능한 변화 모델을 보여줍니다. 그가 섬기던 교회는 초기에는 전통적인 목회 구조를 따랐지만, ‘사도적 센터’라는 하나님 나라의 사명 중심 모델로 재편한 후, 지역사회와 도시 전체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단지 성도 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시스템에 영적 영향력을 미친 것을 뜻합니다.
이 책은 특별히 한국 교회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사명 중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예배, 선교, 교육, 행정, 리더십 등의 전 영역이 ‘모이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보냄 받은 자의 정신’ 위에 다시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리더십 구조 개편이나 사역 분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한 질문이며, 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을 다시 하나님 중심으로 돌려놓는 일입니다.
‘예배를 잘 드리는 교회’가 목적이 되면, 교회는 언제나 내부 집중적이고 관리 중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도적 센터』는 그런 모델을 넘어, 하나님의 뜻이 땅 위에 실제로 구현되는 전진기지로서의 교회, 즉 예배와 교육이 ‘사명 완수를 위한 훈련소’가 되고, 모든 성도가 리더로 세워지는 시스템을 갖춘 공동체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거대한 개혁이 아니라, 교회가 다시 원래의 부르심에 충실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이 관점은 지금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들 청년 이탈, 제자 훈련의 약화, 리더십 독점 구조, 지역사회 영향력 상실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다시 ‘보냄 받은 자들의 공동체’로 회복될 때, 예배는 활력을 얻고, 사역은 분산되며, 지역사회 안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는 살아있는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사도적 센터』가 오늘의 한국 교회에 가장 강력하게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영적 영향력 회복을 위한 구조 전환
한국 교회는 오랫동안 수직적 위계 구조와 프로그램 중심의 운영 체계를 통해 성장해왔습니다. 1980~90년대를 지나며 대형 교회들이 세워지고, 수많은 프로그램과 부서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겉으로 보기엔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모델을 이룬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시간이 흐를수록 성도들을 ‘참여자’가 아닌 ‘소비자’로 만들었고, 목회자나 핵심 리더에게 대부분의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는 시스템으로 고착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성도들이 자신의 부르심과 사명에 대한 자각 없이 교회 생활을 반복하게 되었고, 이는 결국 교회의 영향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 교회는 급속한 신뢰 하락, 청년 세대의 이탈, 사회적 영향력의 축소 등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사회 속 ‘도덕적 권위’나 ‘신뢰의 기관’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도적 센터』는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 단순히 문화적 변화나 외부의 비판 때문만이 아니라, 교회 내부 구조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합니다.
알랭 캐론 목사님은 교회의 사역 패턴이 ‘리더 의존형’에서 ‘성도 활성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금까지는 목회자나 장로, 핵심 사역자가 모든 결정을 내리고 사역을 주도해 왔다면, 앞으로의 교회는 모든 성도들이 사명자이자 리더로 기능해야 한다는 구조 전환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단지 교회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 회복이며, 본질에 대한 부르심의 재확인이라고 봅니다.
이 책은 특히 ‘목회자 중심 구조’가 갖는 장기적 위험성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합니다. 리더 한 사람의 역량과 영성에 교회 전체가 의존할 경우, 그 리더가 지치거나 흔들리면 교회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가 됩니다. 또한 평신도는 성장하지 못하고, 교회는 점점 내부 중심으로 좁아지며, 외부 사회와의 연결은 약화됩니다. 『사도적 센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권한과 책임, 사명을 성도 개개인에게 실제로 위임하는 구조 개편을 제안합니다. 즉, 교회 공동체 전체가 함께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이루어 가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메시지는 특히 팬데믹 이후 교회가 겪는 정체성 위기와 공동체 해체 현상 속에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이제 교회는 단지 예배당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성도들의 네트워크가 되어야 합니다. 사도적 센터는 그런 교회의 미래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의 회개와 재정렬입니다. 이는 단지 더 많은 리더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사역의 주체로 세우는 것’, 즉 전 성도가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전략 안에서 움직이는 구조로 교회를 재편하는 것입니다. 『사도적 센터』는 이를 가능케 하는 영적 원리와 실제적인 적용 전략을 함께 제시하며, 한국 교회가 다시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 줍니다. 교회가 스스로 정체성을 바꾸지 않는 한, 세상 속 영향력 회복은 요원하다. 이제는 교회 구조 자체가 질문을 받아야 할 시간입니다.
적용과 실천을 위한 길잡이
『사도적 센터』는 단지 선언적 메시지를 외치는 책이 아닙니다. 알랭 캐론 목사님은 "교회는 하나님 나라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전진기지"라는 원칙을 실제 교회 구조와 사역 방식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그 핵심은 바로 다섯 가지 사도적 기능, 즉 사도(Apostolic), 선지자(Prophetic), 복음전도자(Evangelistic), 목자(Pastoral), 교사(Teaching)의 균형 잡힌 사역 구조로 교회를 재정립하는 것입니다. 이 프레임은 단순한 기능적 분류가 아니라, 교회 전체가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기 위해 어떻게 조직되고 움직여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전략적 구조입니다.
이 접근은 특히 한국 교회가 오랜 세월 운영해온 부서 중심, 사역자 주도형 모델에 큰 도전을 줍니다. 지금까지는 전도팀, 예배팀, 선교팀 등 각 사역이 분절된 채로 움직였고, 전체적인 방향성 없이 '바쁘게 운영되는 교회'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도적 센터』는 이 모든 사역이 반드시 하나님 나라 사명이라는 하나의 대의 아래에서 통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교회의 존재 목적 자체를 재정의하는 작업이며, 이를 위해 리더십뿐만 아니라 전 성도의 관점 전환이 요구됩니다.
책은 이 구조가 이론에 그치지 않도록 실천적 방법을 함께 제시합니다. 각 사도적 기능에 따른 팀 구성 방식, 리더 훈련 내용, 역할 배분의 예시까지 제공하며, 특히 성도들이 자신의 은사와 부르심에 맞는 위치에서 사역하도록 세우는 훈련 체계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성도는 예언적 감각에 탁월하고, 또 어떤 성도는 교육과 양육에 강점이 있다면, 그들에게 맞는 위치에서 기능하게 함으로써 교회 전체의 균형과 역동성이 살아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중보기도 사역에 대한 강조다. 알랭 캐론 목사님은 사도적 센터가 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영적 토대를 기도라고 말합니다. 기도 없는 사역은 전략이 아니라 활동에 불과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역은 반드시 기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교회가 중보기도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지역 변화의 돌파구를 만들어냈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이를 하늘과 연결된 교회 구조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합니다. 이 메시지는 이미 중보기도의 영적 유산이 깊은 한국 교회가 이 책을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연결점이 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사도적 센터』는 교회의 사역 구조뿐 아니라, 성도의 정체성과 영적 자각까지 함께 재정비할 것을 요청합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다니지만 자신이 왜 이 공동체에 속해 있는지, 하나님께 어떤 부르심을 받았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종교적 활동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강력한 도전장을 던집니다. 단지 주일 예배를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각 성도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사명자라는 인식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도적 센터』는 한국 교회와 모든 신앙 공동체에게 다음과 같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교회는 하나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공동체인가, 아니면 종교 활동을 유지하는 시스템인가?”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할 수 있는 교회만이 앞으로의 시대에 하나님 나라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질문에 정직하게 마주하고, 변화의 길을 고민하고자 하는 모든 공동체에게 이 책은 실천 가능한 영적 청사진이자,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로드맵이 되어 줄 것입니다.
『사도적 센터』는 단지 새로운 교회 전략을 제시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가 직면한 정체성의 위기, 사명의 혼란, 구조적 고착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깨우는 선지자적 선언이자, 동시에 매우 실제적인 실천 지침서입니다. 저자 알랭 캐론 목사님은 교회가 그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예배를 드리는 종교 기관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단언합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보냄 받은 자들의 공동체’로 회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명자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잘 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교회,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 그 부르심에 반응하는 교회를 세우기 위한 부르짖음입니다. 『사도적 센터』는 프로그램보다 사명, 모임보다 파송, 수적 성장보다 영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진정한 교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는 핵심적인 나침반이 되어 줍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많은 전환점 앞에 서 있습니다. 다음 세대는 교회를 떠나고 있으며, 세상은 교회에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바로 이때, 교회가 진짜로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다시 마주해야 할 시점입니다. 『사도적 센터』는 그런 교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통찰과 도전을 제공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이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